월급의 20%가 넘는 금액이 매달 보험료로 빠져나갈 때가 있었습니다. 지인의 부탁으로, 혹은 TV 광고 속 무서운 질병 이야기에 겁을 먹고 하나둘 가입하다 보니 어느새 제 보험 목록은 수십 페이지에 달했죠. "나중에 큰 병 걸리면 어떡해?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이 제 재테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늘은 제가 불안이라는 감정에 지불했던 과도한 보험료를 정리하며 느낀 주관적인 생각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보험은 '투자'가 아니라 '비용'이어야 한다는 깨달음, 그 솔직한 기록입니다.
1. 보험은 재테크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예전의 저는 저축보다 보험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보험은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방어하는 '방패'일 뿐, 내 자산을 키워주는 '칼'이 될 수 없습니다. 저축 계획이 자꾸 깨졌던 이유(15번 글 참고) 중 하나도, 감당하기 벅찬 보장성 보험료가 매달 고정비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보험의 목적을 다시 정의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보험'이 아니라, '가난해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말이죠. 목적을 분명히 하니 불필요한 특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 '혹시나'를 위해 '오늘'을 포기하지 마세요
보험 설계사분들은 흔히 "나중에 다 돌려받는 환급형이 좋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 말에 속아 비싼 보험료를 냈습니다. 하지만 제 주관적인 결론은 '보험과 저축은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급을 포기하고 순수보장형으로 전환하자 월 보험료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아낀 돈으로 직접 예적금을 넣는 것이 시스템 단순화(17번 글 참고)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했습니다. 내 돈의 통제권이 보험사가 아닌 나에게 있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3. 진짜 보험은 '비상금 통장'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며 가장 불안했던 건 "정말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니, 웬만한 잔병치레나 갑작스러운 사고는 보험금 청구 절차보다 잘 마련된 비상금 통장에서 해결하는 게 훨씬 빨랐습니다.
우리가 시스템 구축 초기(6번 글 참고)에 비상금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충분한 현금 흐름은 심리적으로 가장 강력한 보험이 되어줍니다. 보험은 오직 내 자산으로 감당 불가능한 '큰 위험'에만 집중시켜야 합니다.
결론: 불안을 덜어내니 저축의 속도가 보입니다
보험을 줄이는 건 무책임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삶의 리스크를 정확히 인지하고 스스로 관리하겠다는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막연한 공포심에 비싼 수수료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꼭 점검해 보세요. 방패가 너무 무거우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 이 글은 특정 보험 상품을 비판하거나 추천하는 목적이 아니며, 필자의 개인적인 고정비 다이어트 경험을 담은 수기입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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